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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해전
일반적으로 큰 전쟁이 일어나면 승리를 거두든 패배 하든 역사적으로 분기점이 되는 사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격전지였던 전쟁터의 지역을 이름 붙여서 기념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명량'은 전라남도에 위치한 화원반도와 녹진리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울돌목이라고도 불리는 곳에서 일어난 전투입니다. 이때는 1597년으로 지금부터 약 430년 전이었습니다. 보통 전투에서 대(大) 첩이라고 이름이 붙는 전투는 크게 승리해서 이길 경우인데 이순신장군의 명량해전을 명량대첩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름만 들어도 어떤 성과였는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조선의 수군을 확실히 없애고 해상권을 완전히 확보하려고 우리나라를 침략했습니다. 그때 그 일본군들을 물리치기 위해 주축이 되었던 우리나라 해군의 지휘관이 이순신 장군입니다. 대략 900명 남짓한 군인들과 12척의 배만 운용하여 명량해전에 나섰습니다. 반면 일본 측에서는 최소 수만 명의 병력과 더불어 300척이 넘는 배를 가지고 왔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식적인 선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군대가 방어는커녕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10명 정도의 전사자와 경미한 피해를 보는 것만으로 끝이 났고 적군의 배는 100척 이상 침몰하고 군인들의 절반이 넘게 사상자를 내며 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대승리로 마무리됩니다.
출연진
워낙 대작이라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부담감은 크지 않았을까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보이는 외모가 엄하고 장군의 풍모를 지니고 있는 이순신 역은 최민식 배우가 맡았습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군율을 바르게 세우는 동시에 스스로 배수의 진을 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말 그대로 장군입니다.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길 정도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주 큰 분입니다. 이렇게 목적이 확실한 아버지와는 달리 전쟁 속에서 여전히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역은 권율 배우가 맡았습니다. 당시 지휘관인 이순신 장군을 이해하지 못하고 두려워한 대중의 심리를 대표하는 인물로 표현됩니다. 크게는 일본군이 적대 세력이기는 하지만 아군에게도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경상 우수사로 등장하는 배설 역에 김운해 배우님이 출연해 주셨습니다. 영화에서는 마지막 남은 거북선을 불태우며 이순신에게 암살자를 보내기도 하고 혼자 도망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입니다. 처음에는 승산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한다는 것에 대한 반항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적을 향해 싸우는 용감한 장군도 있었습니다. 안위 장군 역에 이승준 배우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배신자 배설을 화살로 한 번에 죽여 버리는 인물입니다. 개전 초기에는 뒤로 숨었지만 싸움이 격해질수록 앞으로 나서며 용감하게 싸운 역할입니다. 다른 영화에서는 코믹한 역할을 자주 보여줬던 류승룡 배우도 등장하는데요. 여기서는 막강한 악당으로 나옵니다. 일본 수군의 선봉장으로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신임하고 있던 구루시마 미치후사 역을 맡았습니다. 그의 형이 조선에서 죽었기 때문에 엄청난 복수심을 가지고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다 최후를 맞이합니다.
영화 관람 순서
2014년을 기점으로 처음 개봉된 명량 한산 순서를 본다면 1편에 해당하는 명량과 뒤이어 22년에 개봉한 한산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으로 살펴볼 때 시간순으로 따진다면 명량 한산 순서로 관람하시면 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한산이 첫 대첩이었고 다음이 명량대첩입니다. 극 중 개봉은 이러한 시간의 순서를 반대로 배치하여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이는 해양 전투 액션 장면은 수준 높은 CG와 연출력으로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전쟁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몰입하게 됩니다. 약 10년에 걸쳐 이순신 시리즈를 만들어 낸 김한민 감독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렇게 시리즈로 제작된 이순신 장군의 대첩을 다룬 영화는 세월이 흘러도 두고두고 회자할 것입니다. 우리의 귀한 역사가 훼손되지 않고 잘 전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역사적인 위인을 기록하는 일은 당연히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역사가 누구의 손으로 기록될지 아주 기대됩니다.